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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2-05-17 13:48
제목 제17차 사회인문학 워크숍 참관기 : 마을인문학

 
 
17차 사회인문학 워크숍 참관기
소셜미디어 시대의 지역운동과 마을인문학
    
2012428() 오전 10~12
시민공간[나루] 원경선홀
발표: 하승창, 김영선
    
-국학연구원 HK사업단 연구보조원 정용경(사학)
    
   지난 428, 토요일 오전, 시민공간 나루를 찾았다. 서울 지하철 6호선의 망원역에서 내려 성미산로를 따라 걸었다. 카페 작은나무에서 작은 골목으로 꺾어 들어가서 성미산 방향으로 조금 걸어야 했다. 약도가 있었음에도 길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막상 도착했을 때 약간 놀랐다. 주위의 다른 건물들보다 조금 세련되어 보이고, ‘나루라는 글씨가 건물 벽면에 붙어 있을 뿐, 위압감도 없었고 아늑해 보였기 때문이다. 그만큼 시민공간 나루는 시민의 터전인 도시의 복판에 친숙하게 자리를 잡고 있었다. 지하의 원경선 홀로 내려갔을 때에야 비로소 그 공간의 의미를 실감할 수 있었다.
   워크숍의 소개글에서 김영선 선생님이 유념하였듯, “지역은 삶이 이루어지는 터전이며, 인간의 삶에 관련된 모든 영역이 유기적으로 통합되는 곳이며, 사회변화를 이뤄나가는 행위자들의 관계가 형성되는 단위이다. 이 날 워크숍에서 관계 형성의 단위는 자유로운 교감이 가능한 트인 공간이었다. 원경선 홀은 지역 주민들이 모여 작은 영화 상영회를 하거나 연극을 하는 소극장이다. 사람들이 어느 정도 모였을 때에는 벽을 따라 쌓인 푹신푹신하고 알록달록한 큐브를 좌석 삼아 반원형으로 둘러앉았다.
    
 
    
   첫 발표자는 더 체인지 창립멤버이자 씽크카페 운동을 벌이고 있는 하승창이었다. 경실련에서 시민운동을 하고 함께하는 시민행동사무처장을 맡은 바 있는 하승창은 이 발표에서 제도권 인문학의 사회적 실천과 시민교육 프로그램의 방향을 소셜 미디어 시대의 지역 및 사회운동과 연동시켜서 다루었다. ‘소셜미디어와 시민운동: 변화를 위한 새로운 도전이라는 제목으로 그는 미디어의 변화가 일상 속의 정치를 변화, 재구성시키는 조건과 구조를 살폈다.
 
 

    
   하승창은 소통방식의 변화, 세대의 변화, 미디어의 변화, 운동의 과제와 방식의 변화 등 네 개 지점에서 시민운동이 변화하는 모습을 정리하고, “세상을 바꾸는 새로운 방법이 필요함을 주장했다. 새로운 방법이 필요한 이유는? 연합정당론, 백지신당론, 진보대연합, 민주대연합 등의 논의는 우리를 대신하는,” “소수의 공감하는 그룹은 진지하지만 대부분은 관심없는것이다. 토론회, 워크샵, 간담회, 심포지엄, 컨퍼런스 등은 재미없음에도 자꾸 개최되고, 사전에만 다루어지는데 사후에는 알려지지 않는다. 이렇듯 세상을 바꾸대안을 만들세력을 키우는 방법은 일부 전문가들의 정보독점이라는 기존의 틀로부터 탈피할 필요성을 불러일으킨다. 기존의 정치세력, 시민운동세력, 연구소가 수용하지 못하는 새로운 변화가 도처에서 만들어지고 있음을 인지해야 하고, 수많은 미네르바들의 네트워크, 소셜미디어의 진화가 새로운 기술적 도구 속 새로운 공간의 관계방식을 드러내고 있음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대중을 대안의 소비주체가 아닌 대안의 생산 및 유통주체로 바라보아야 새로운 대중과 호흡을 맞출 수 있게 된다. 결과가 아닌 과정을 중시하고, 소유나 독점이 아닌 공유를 지향하고, 주장이 아닌 대화를 앞세우며, 조직화가 아닌 플랫폼 마련을 우선시하는 창조가 현시대의 대안 세력의 방식이라야 한다.
   특히 주목할 점은, 소셜 미디어가 단순히 시대의 소통방법이 조금 바뀐 것이 아니라, 관계 맺는 방식이 송두리째 바뀐 지점이라는 부분이다. 과거에 전화가 귀할 때에는 교과서에서도 전화 거는 법을 다루었는데, 요즘 아이들은 컴퓨터 과목도 불필요해질 지경이고, 앞으로는 소셜미디어가 공적으로 더더욱 영역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두 번째 발표자는 뉴욕주립대-빙엄튼에서 역사사회학과 여성주의 이론을 전공하고 연세대학교 국학연구원 HK사업단에서 한국 여성주의 연구의 학술제도사에 대한 연구를 진행중인 김영선이었다. 김영선은 <마을에서 인문학하기: 마포구 성미산지역의 사례를 중심으로>라는 그의 발표문에서 마포구 성미산 지역의 도시공동체를 교육의 현장이자 파트너로 삼아 구성한 마을인문학프로그램을 지역사례 연구로 들어, 마을만들기 프로젝트가 공동체 단위의 친밀성에 기반한 지속 가능한 마을인문학의 핵심적 가치임을 확인하고, 로컬한 공공성 소단위 지역 (마을)에 기반한 새로운 풀뿌리 거버넌스의 형식, 마을인문학 네트워크의 활성화 가능성을 조망한다. 그는 첫째, 마을이 어떤 개념인지, 그 특질과 특징, 특장을 프로그램과 소개하면서, 둘째, 친밀공동체와 로컬공공성이 상호연관을 맺는 방식을 살피고, 셋째, 마을인문학들의 네트워크를 구성함으로서, 넷째, ‘마을중심의 새로운 대안적 인문학을 어떻게 구성해야 할지 살피는 것이다.
   김영선은 마포구 성미산지역의 도시공동체를 연구하면서 직접 지역 마을에서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마을인문학프로그램에 참여하였고,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마을 사람들이 일상에서 접하는 인문학의 양상과, 기존의 화석화된 인문학에 대한 반성의 필요성을 술회하였다. 그는 총 20여명에 달하는 면접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성미산 공동체의 지향점을 교육과 환경, 공동소비에 바탕을 둔 자유로운 공동체로 이해하고 있다. 성미산 공동체는 이른바 386세대가 민주화의 정치적 경험중산층신화라는 경제적 혜택을 기반으로 생활의 필요와 삶의 욕망을 위해 함께 협동하며 이루게 된 마을이다. 비록 성미산지키기 투쟁활동 등의 일들이 마을만들기의 기본적인 동력을 제공하였지만, 각 공동체 주민이 스스로 담론화한 자기 정체성은 현재도 생성중인 동적 개념이다. 세대가 변화하여 들어오고 떠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마을은 열린 공간으로 전환되어간다.
   이런 마을에서 진행되는 마을인문학프로그램은 더 체인지, ()사람과 마을, 인문한국 프로젝트 대학연구소와 세교연구소 네 개 기관이 협력관계에서 진행하였다. 마을인문학 프로그램은 성미산의 상징적 중요성에 주목, 마을이 공공성 재구축에 중요한 단위가 되어야 할 이유를 거기서 살피고, 낯선 학술담론이 아닌 우리 마을에서 영화보기나 자녀세대와 소통 노력을 통해, 개인적인 문제를 구조적인 차원에서 인지해 공동의 해결책을 모색하는 방식을 택했다. 마을 진입시점, 거주기간, 마을 내 역할, 세대, 젠더, 계급 등이 조금씩 다른 마을주민들은 제각각 조금씩 다른 정체성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들은 마을인문학이라는 장을 통해 장소정체성을 가지게 되었다
 
    
 
   토론자는 사람과 마을의 위성남과 최근 가족과 세계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마포두레생협의 이경란이었고, 사회자는 국학연구원 HK사업단의 나종석이었다. 각 발표자의 이야기를 들은 뒤 동그랗게 모여 앉은 열댓 명쯤 되는 사람들은 자유롭게 질의와 응답을 하는 시간을 가졌다. 성미산 공동체의 자녀세대에 대한 질문은 이경란과 김영선과 위성남이 각기 다르게 대답했는데, 성인이 되면 둥지를 뜨고 싶은 것이 젊은 세대의 당연한 심리인지, 혹은 부모세대의 인적 네트워크에 기대고 싶은 것이 이십대 초중반의 공통된 특성인지, 아니라면 역시 각 개인의 주체성을 중시한 교육환경 탓에 각기 다른 것인지, 다양한 논의가 이어졌다. 또한 크게 부각된 화두는 마을이라는 것을 복고적인 향수성에서 찾을 것이냐, 찾는다면 두레에서 찾아야 할 텐데 농촌 마을과 도시 마을의 차이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일본 등 다른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는 등의 이야기가 나왔다. 마지막으로, 공공성의 발신 주체로서마을 단위에 대한 이야기가 핵심적으로 이어졌다. 연구집단과 결합하고 사회적 아젠다화하며 스스로 주체되어 성장하는 풀뿌리 거버넌스, 마을인문학 네트워크의 활성화는 워크샵과 연구자를 매개로 할 수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소통에 기반을 두어야 한다는 시사점을 찾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