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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6-12-16 10:06
제목 [참관기 1] 한국문학연구학회, 국학연구원 HK사업단 공동학술회의

<문학의 미래와 행방: 문학과 인접학문의 크로스오버>

 

*주최: 한국문학연구학회, 연세대학교 국학연구원

*일시: 2016123() 13:00~18:00

*장소: 연세대학교 외솔관 110

*작성: 박재익 (국문과 박사과정)

참관기1

 

 멀게는 카프의 해산 이후, 가까이는 가라타니 고진이 근대문학의 종언을 고한 이후, 문학이 현실적으로 무엇을 할 수 있고 문학연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는 한국문학 연구자들이 지금까지도 직면한 질문인 듯 하다. 특히, 1990년대 이후 한국문학 연구의 전회’, ‘근대’, ‘민족’, ‘문학의 자명성을 의심하고 근대성자체를 다양한 측면에서 탐색하고자 하는 시도는 이 질문과 분리될 수 없다. 우리에게 익숙한 문학 개념이 근대 이후 형성된 제도, 문화적 토대와 끊임없이 상호작용하며 구성된 것이라면, 문학연구 역시 끊임없이 대상을 확장하고 방법론의 갱신을 수행해야 할 것이다. ‘문학의 미래와 행방이라는 의제로 개최된 한국문학연구학회 제92차 정기학술회의 역시 이러한 고민의 산물인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학술대회는 크게 두 세션으로 진행되었다. 우선 문학연구를 영화, 미디어, 데이터분석이라는 새로운 연구방법론과 접목시킨 1세션이 진행되었다. 이후 진행된 2세션은 문학의 현실적 토대이자 문학을 통해 구성되고 반영되기도 했을 사회사/사상사/역사 연구가 문학과 만났을 때 새로이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보여주었다.

 

1세션의 첫 발표는 박현선(연세대학교)<이미지, 영화, 소설: 1960~70년대 내면성과 육체의 우화들>이었다. 박현선은 문학연구와 영화연구의 차이에 주목하는 가운데, 문학과 영화를 대립항으로 간주하는 관점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크 랑시에르가 말한 우화의 예술로서의 영화라는 개념을 제안한다. 박현선에 의하면, 이 개념은 이미지와 서사를 구성물로 삼으면서도 상반된 방향으로 이들을 조합하는 문학과 영화를 포괄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 이 관점에서 박현선은 1960~70년대 제작된 한국의 문예영화를 분석한다. 이때 문예영화는 단지 문학작품을 영화화한 것들만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영화이면서도 문학예술적 특성을 보이는 영화들을 포함하여 지칭하는 개념이다. 박현선은 이들을 우화로 재규정함으로써, ‘문예영화를 영화분석/문학분석의 틀에서 벗어나 산업화 시대의 운명과 대결한 형식으로 다시 읽어내었다. 김수용의 <안개>, 이만희의 <삼포가는 길>, 김호선의 <영자의 전성시대>에서 재현되는 인물들의 내면육체는 이러한 관점에서 산업화 시기 한국인이 간직한 한국전쟁의 기억, 산업화의 어두운 이면을 보여주는 우화적 형식으로 기능한다.

 

1세션의 두 번째 발표는 임형택(성균관대학교)<문학미디어와 현대문학 연구-본질론으로부터 현실론과 응용론으로>였다. 임형택은 문학미디어개념을 제안했는데, 그는 이 개념을 “(구술, 문자, 영상을 비롯한)문학의 미디어판소리, 고소설, 영화, 드라마 등으로 재생산된)문학이라는 미디어를 포괄한 개념이자 이 두 요소가 불가분의 관계에 놓여있음을 보여주는 개념으로 정의한다. 미디어변환이 이루어진 사례들인 문학이라는 미디어는 끊임없이 증식하며, 이 증식의 구체적 양상은 지금-여기의 미디어 테크놀로지의 소산일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문학이라는 미디어를 토대로 문학의 미디어, 이들을 포괄적으로 조망하는 문학미디어를 분석하는 작업은 문학연구에 현재성을 부여할 수 있다는 것이 발표자의 설명이었다. 발표자는 문학연구가 그간 다른 미디어들에 대한 배제와 과거의 텍스트를 분석하고 문학사에 등재하는 방식에 치우쳐왔다는 점을 지적하며, 문학연구가 문학미디어개념을 토대로 재구성된다면 다양한 미디어 테크놀로지로 생산되는 예술/문화현상 역시 포용할 수 있으리라는 점, 따라서 문학연구가 현재적 의미를 찾을 수 있으리라는 점을 강조했다.

 

1세션의 마지막 발표는 <비평언어의 변동: 3대 문예지 비평텍스트에 나타난 개념어의 변동 양상>이었다. 여기서 발표자들(김병준, 전봉관, 이원재, 모두 KAIST)1995년부터 2014년에 이르기까지 3대 문예지(창작과 비평, 문학과 사회, 문학동네)를 데이터베이스화하여 주요개념어들의 사용빈도를 추출, 분석했다. 이는 인문학 기초자료를 디지털화하여 분석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공학이나 사회과학에서 활용되는 연구방법론의 수용과 적용이 필요하다는 점, 기존의 개념어 연구가 연구자의 주관이 개입될 확률이 높았다는 점에서 유의미한 시도로 보였다. 이들은 세 시기(1995~1997, 1999~2005, 2008~2014)에 걸쳐 각 문예지들의 개념어 사용빈도를 추출함으로써 각각의 시기에 각각의 문예지들이 생산한 담론의 경향성을 추적했다. 또한, 각각의 문예지에서 높은 빈도를 보여준 개념어들을 주성분(Principal component)으로 하여 각 문예지의 주목할 만한 비평가들이 이 개념어들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에 대한 미시적 조망을 수행하기도 했다.

 

2세션의 시작은 권보드래(고려대학교)의 발표였다. <‘친일의 재구성: 해방세대와 4.19세대의 식민지론>이라는 제목이 시사하듯, 이 발표는 한국문학 연구자에게 비교적 친숙한, 그리고 그만큼 오랫동안 문제시되었던 친일개념에 관련된 것이었다. 권보드래가 주목한 것은 1920~40년대 생산된 친일적텍스트들이 아니라 해방 이후, 특히 한일협정을 전후한 시기 재구성된 식민지시기의 기억과 문학적 형상화의 방식이었다. 이 발표의 배경이라 할 수 있는 문제의식, ‘친일에 대한 대표적인 두 견해, “민족주의적-근대주의적 역사관과 뉴라이트 식 역사 이해사이의 균형을 잡고자 하는 시도가 식민지기나 그와 연속선상에 있는 해방기에 대한 명료한 틀을 제시하지는 않았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할 수 있었다. 또한, ‘해방세대가 해방 이후 특정 시점(한일협정)에 식민지기의 기억을 호출한 문학적 실천을 살펴보겠다는 큰 방법론 역시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시좌에서는 배일친일 비판사이의 차이가, ‘항일문학으로부터 민족문학으로의 이행이, 궁극적으로는 친일청산이 왜 아직도 문제시되고 있고 기존의 친일청산론이 문제적이었는지가 보다 분명하게 설명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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