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색과 울림

국학연구원 바로가기

마을인문학 바로가기


작성일 : 12-04-06 16:02
제목 시민의 공공성에서 인간의 열림으로
<RWG 현대 동아시아의 문화실천, 비평, 공공성>연구그룹의 첫 연구모임 3/23/2012
 
 
시민의 공공성에서 인간의 열림으로: 하버마스와 아감벤을 중심으로
 
발표: 김항 HK교수
후기: 백현진
 
3월의 봄기운을 앗아간 세찬 빗줄기와는 사뭇 대조적으로 우리의 2012년 첫 세미나는 그간의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시작되었다. 먼저 2012년 학회진행에 대한 전반적인 일정에 대한 논의와 함께 매월 연구모임을 이끌어 나가실 선생님들이 정해졌다. 첫 세미나 참가에 많이 긴장한 나였지만 앞으로의 연구방향과 주제에 대한 논의를 들으면서 기대와 설렘이 더해갔다.
<시민의 공공성에서 인간의 열림으로: 하버마스와 아감벤을 중심으로>라는 제목으로 김항 선생님의 어렵고 낯설지만, 흥미로운 발표가 시작되었다. 그 내용을 살펴보자면 다음과 같다.
 
본 세미나는 이제까지 한국, 미국, 일본, 유럽 등 서독 바깥에서 제대로 평가 받지 못한 하버마스의 공공성개념에 주목하여 공론장이나 공공성논의를 규범적 이상이나 역사사회학적 지표로만 읽을 것이 아니라 하나의 이론적 실천으로 읽어야 한다는 주제로 진행되었다. 이때 이러한 개념이 갖는 현재성 actuality’이 드러나며, 이것이 제시된 50년 이후에 여전히 다루어져야 할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이런 문제의식을 통해 하버마스의 공공성의 구조변동을 독해하고자 하였다. 공공성이란 1950년대 서독의 정치적 상황에 대한 하버마스의 이론적 개입이며, 이를 뒷받침 한 것은 서독의 역주행을 공적 장에서 비판한 47년 그룹을 비롯한 지식인-문화인들의 활동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그의 공공성이란 기본법체제의 정당성을 수호하기 위해 체제 비판적인 저널리즘적 활동에서 그 원천을 찾으려는 시도였으며, 그를 위해 18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가 자유주의 체제와 사회국가 체제의 변증법적 발전의 궤적을 모험적으로 논증했던 것이다. 그러므로 하버마스에게 공공성논의란 이미 언제나 당대 현실 상황에 대한 개입이라는 측면을 갖는 것이며, 이것이 하버마스의 이론적 실천으로부터 추출해야 할 공공성 논의의 일차적 의의라 할 수 있다. 또한 아감벤에게 인간과 동물의 구분은 단순한 사변적 철학이라기보다 가장 시급한 정치적 과제이다. 아감벤은 아리스토텔레스를 인용하면서 인간의 정의를 동물성의 소거나 어떤 실적적 기능에서 찾지 않는다. 인간의 휼륭함이란 바로 무위에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아감벤의 무위란 칸트가 말하는 이성의 공적 사용이며, 이는 하버마스의 공론장/공공성개념과 정확히 일치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아감벤이 말하는 이 인간의 열림은 현재의 공론장/공공성연구에 큰 함의를 준다.
 
김항 선생님의 발표 후 선생님들 간의 활발한 논의가 이루어졌는데, ‘아감벤은 민주주의에 반대에 서서 비판한 사람이 아닌가?’라든가 아감벤의 무위개념이 하버마스의 공공장과 같은 개념으로 사용될 수 있는가?’ 또는 현재 공공영역이 하위문화의 영역에 머물고 있음에 대한 논의 등이었다.
우리의 첫 연구모임은 그렇게 마무리 되어 갔고 3월의 어느 차가운 금요일 밤은 그렇게 지나갔다. 우리의 4월 모임을 또 기다려 본다.
 
 
                                                 from "une semaine de bonte", Max Ern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