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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6-06-07 11:43
제목 [참관기] 국학연구원 무악서당 고전강좌 <맹자> 참관기


국학연구원 무악서당 고전강좌 <맹자> 참관기

연구보조원 김지인

  지난 겨울방학부터 이어 이번학기에도 <맹자> 수업에 조교로서 참관하였다. 이번 <맹자> 수업은 매주 월요일 저녁 6시 30분부터 8시 30분까지 위당관 501호에서 진행되고 있다. 진도는 맹자 제7권인 <이루> 상편부터 시작해서 5월말이면 제9권인 <만장> 상편이 끝나고 하편이 시작될 예정이다. 강의를 담당하신 김영봉 선생님께는 석사 때부터 한문해석법에 대해 많은 가르침을 얻었는지라, 이번 수업도 기초를 제대로 다지겠다는 굳은 결심으로 참여했다.
  수업은 기본적으로 <맹자>장구에서 대문이라 불리는 본문을 위주로 강독하고, 간혹 추가 설명이 필요할 경우 주희의 주석을 추가로 강독하는 형식이었다. 그러나 주희 해석에 고정되지 않고, 다양한 해석이 있을 경우 빼놓지 않고 설명해주셨으며, 서로 다른 이설들이 가지는 의미도 설명해주셨다. 연관된 배경설명이나 해당 내용에서 유래하거나 연관 있는 고사성어나 관용표현들도 풍부하게 소개해주셨다. 수강생은 대부분 고전에 관심과 흥미가 있으나 한문 강독에 아주 익숙지는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라, 이러한 배경을 고려하면서도 좀 더 넓은 지식을 전달하고자 고민하신 결과라고 생각되었다. 
  두 학기(겨울, 봄) 연속하여 조교로서 수업에 참관하다보니 수강생들의 면면을 관찰할 기회가 있었다. 여러 전공의 학부생이나 대학원생 분들이 모여 진지하게 관심을 갖고 함께 즐거워하며 수업을 듣는 것은 언제 생각해도 공부할 맛이 나는 풍경이다. 또한, 항상 수업 시작 30분 전부터 와서 앉아 예습, 복습하며 질문들을 던지며 수업을 음미하던 연세 지긋하신 졸업생 분들이나 직원 분들의 열정도 정말이지 인상적이었다. 수업 시작 전 무심코 핸드폰이나 만지작거리던 나도 왠지 부끄러워져서 책을 한 번 더 펴본 적이 많다. 이런 수강생들의 면면을 살펴보다보니, 또한 현직 교수님도 한 분 매주 함께 열심히 수업을 들으셨는데, 나중에 수강생 대상으로 했던 설문지 중 현대 사회에서 활용할 수 있는 자원으로서의 고전에 학문적 관심이 있다던 답변이 아마 이 분의 것이 아닌가 싶었다. 
  이 많은 사람들이 진지하게, 그러나 분명히 드러나게 즐거워하며 수업을 들을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월요일 저녁이라는 생각만 해도 지치는 시간에 수업을 들으러 두꺼운 책을 이고지고 위당관까지 와서 앉아서, 모두들 무엇을 얻기에 그렇게 즐거워 보일까. 조교로서 수강생 대상 설문지를 정리하며 내가 얻은 결론은, 삶에 유효한 무언가를 채워간다는 즐거움이었으리라는 것이었다. <맹자>의 특정 구절이 현재 자신의 상황을 돌이켜보게 한다는 답변을 설문지 답변에서 많이 볼 수 있었다. 그것은 단순히 본문의 가르침을 문자 그대로 어떠한 행동규범으로 받아들인다는 의미는 아닐 것이다. <맹자>의 메시지와 계속 대화해나가, 현재의 자신을 반성하고 좀 더 현명한 해결책을 찾고 싶은 마음이었으리라. 고전의 의미란 역시 이런 것이 아닐까.  
  <만장장구> 상편에 먼저 알고 먼저 깨달은 자는 뒷사람을 깨닫게 해줄 의무가 있다는 구절이 있다. 여기에 달린 주희 주를 선생님은 이렇게 해석해주셨다. ‘안다는 것(知)은 무엇이 마땅한 것인지 아는 것이고, 깨닫는 것(覺)은 그 이치를 깨닫는 것이다.’ 전국시대 유가의 사상이 담긴 <맹자>를 현대의 우리가 무악서당에 모여 다시 읽는다는 것은 우리가 무엇이 옳은 것인지를 몰라서, 그것을 알려고 읽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 너머에, 그것이 옳게 되는 이유를 생각해보고자 하는 것일 것이다. 마땅함(所當然)을 아는 데에 그치지 않고, 그런 까닭(所以然)을 깨닫는 데로 나아가는 공부가 모두에게 즐거운 과정이길 기원하며 참관기를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