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확산과 소통

국학연구원 바로가기

마을인문학 바로가기


작성일 : 16-05-12 10:11
제목 [참관기] 2015-2 <예기> 강의 수강생 에세이


예기 강독 에세이

원해영

예기는 모든 인간들이 인간답게 살아가는 방식을 극진하고 검소하면서도 절제 있게 설명하고 있다. 특히 가까운 이들의 죽음을 목전에 두고 겪게 되는 의례적인 것에 연구자는 관심이 많다. 왜냐하면 연구자 자신이 '붓다 열반에 관련된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논문을 쓴 경험이 있기에, 예기에서 그 부분을 어떻게 다루고 있는가에 흥미로움을 느꼈다.

죽은 이를 위해 남아 있는 사람들이 어떠한 것들을 행함으로 그들을 추억하고 기억 속에 간직할까? 예기 텍스트 속에서 행하는 의례는 단순히 공경하고 공손한 것들만을 강조하지는 않는다. 충분한 교감과 정성어린 의식은 공동체의 역량이며 추동력을 제시한다고 본다. 

단편적이지만 간단하게 소개함으로, 우리의 삶과 죽음 속에 진행되는 절차에 숙연함을 갖고자 한다. 사랑하는 이, 가까운 이들의 죽음은 누구도 피할 수 없는 경험이며, 가슴 아픈 기억이지만, 붓다의 말에서 자주 사용되는 '여여(如如)함'이 예기 텍스트에 존재한다. 초기불교 열반경 에피소드에서 붓다의 장례는 장엄하고 화려했지만, 예기에서 단아하고 가지런하다. 물론 붓다라는 성인과 일반 주인의 장례의례에 차이가 있지만, 그 뜻하는 바는 일치한다. 불교나 유교에서 장례의례는 인간에 대한 존중과 남아있는 공동체의 결속을 의미한다.

예기 텍스트에서, 돌아가신 분의 육체를 정갈하게 함과 그를 둘러쌓고 있는 의복들에 차이를 둠은 휘장을 치고 거두는 행사들로 인해 베일 속에 가리려고 해도 공개적으로 문헌에 존재한다. 염할 때는 방정한 것을 추구하고 웃옷과 치마를 바꾸기도 하지만 제복(祭服)은 존귀하므로 바꾸지 않는다. 아름다운 옷은 뒤에 깔므로 염을 하면 안에 있게 되며, 그러므로 아름다운 옷은 몸 안에 있다. 즉 몸에 가까이 입힌다. 시신을 염복 위로 옮기는 것을 시작으로 동서의 양 기둥 사이에 침상을 놓고 그 위에 깔개를 깐다. 깔개 위에 왕골자리와 대자리를 차례로 깔아 놓고 베개를 놓는다. 시신을 꾸민 것을 소렴이라고 부르며, 그것을 마치면 휘장을 거둔다. 시신을 아직 꾸미지 않았으면, 당에 장막을 치고 소렴을 마치면 장막을 거둔다. 

"주인(主人)은 서쪽을 향해 시신을 껴안고 일어나 횟수에 상관없이 용(踊)을 한다. 주부(主婦)는 동쪽을 향해 시신을 껴안고 일어나 주인이 한 것과 같이 용을 한다."는 내용에서 죽은 이에 대한 살아있는 사람의 애잔한 감정을 느낄 수 있다. 고인에 대한 마지막 인사가 이렇게까지 온기 있게 행해질 수 있다는 사실에 잔잔하고 훈훈한 마음까지 엿 볼 수 있다. 시신을 안으면서 느끼는 감정에 차가운 시선이 아니라 정감어린 감정임을 확인할 수 있다.

막 운명하면, 주인은 방에서 하고 있던 머리싸개와 비녀를 바꾸어 삼끈으로 상투를 묶고, 왼팔의 겉옷을 벗어서 속옷을 드러낸다. 이런 행위들은 부모가 돌아가신 후의 형벌을 받은 것과 같음을 의미한다. 부인이 북상투를 튼다고 하는 것은, 비녀를 제거하고 머리싸개를 함이다. 

부모가 돌아가시면 관을 벗고, 이틀 만에 비녀와 머리싸개를 풀고 머리를 묶는다는 것에서 그들의 황망함을 겉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유교가 가진 엄격한 기준이 살아있는 사람에게 행해진 것이다. 시신을 당으로 옮기기 위해서 주인과 부인이 함께 시신을 받들어 방안에서 당 위로 옮기고, 덮는 이불로 시신을 덮는 일련의 행위들은 살아있는 이들이 지금 막 세상을 떠난 이를 위해, 보듬어 행해는 것이다. 예기 텍스트에서 장례 절차들은 연구자에게 많은 생각들을 하게 하는 장면들로 주목된다. 초기열반경 텍스트에서 붓다의 장례절차가 붓다 자신보다 공동체의 의례 속에 행해지는 축제적인 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예기 텍스트에서 행해지는 의례는 죽은 자에 대한 살아있는 사람들의 마음의 놓아버림이기에, 공백 기간이 필요함을 여실하게 느끼게 한다. 공백 기간 동안 그들이 행하는 의례는 허전한 마음을 충분하게 다독이는 것 같다. 우리는 모두 이 세상을 떠날 것임을 알고 있으며, 그래서 이미 떠나버린 이들에 대해 허망한 마음을 자신에 대입하기고 하고 타인에 대한 추억으로도 갖고 있다. 인간이기에 죽음의 순간과 그 후의 의례가 소중한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