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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6-03-09 19:09
제목 [참관기] 2015-2 <주역> 강의 참관기

 

<주역> 강의 참관기


연구보조원 최민규

 


  『주역은 공자가 수년간 역을 배우면 잘못이 없을 것이라고 신중히 받들었고 주자가 易經이라 받듦으로 주역은 오경의 으뜸이 되었다. 주역은 상경, 하경 및 십익으로 구성되어 있다. 십익은 단전, 상하, 상전 상하, 계사전 상하, 문언전 설괘전 서괘전, 잡괘전 10편 등을 말한다. 주역은 후대 학자들에 의해 인간학의 원천으로 존중받았다.


  이번 주역강의를 담당하신 선생님은 연세대학교 철학과에서 정년퇴임하신 이광호 선생님으로 한국 유학을 전공하셨다. 그리고 한문학의 대가이신 청명 임창순 선생님이 설립한 태동 고전 연구소를 1회로 수료했다. 주역 강좌 범위는 경문과 전(괘사, 효사, 십익) 전체였고, 교재는 별도 제작하여 활용하였다. 수업의 진행방식은 강독 형식으로 선생님께서 경전의 대문을 읽으시고, 주석이 필요한 부분을 발췌하여 설명하시는 방법으로 이루어졌다. 주역강의에 들어온 학생들은 주로 연세대학교 대학원 철학과 학생, 그리고 개인적으로 주역에 관심이 있는 퇴임하신 선생님과 교직원이 참여하였다. 수강생들의 참여도는 특히 좋았고, 이중에서 퇴임하신 선생님과 교직원분들께서는 적극적으로 선생님에게 질문을 하여 수업의 분위기를 높이는데 큰 역할을 하셨다. 실제 설문조사 결과 많은 수강생들이 선생님의 전문적인 강의에 만족한 것으로 나왔다.


  이번 주역강의에서는 다음과 같은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선생님께서는 한문과 주역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강의를 하셨다. 특히 단순한 한문강독이 아닌 유학이 담고 있는 이상적인 인간과 그것을 배양하는 방법, 그리고 올바른 삶의 문제를 하나의 테마로 하여, 주역의 강독에 녹아내셨다. 선생님께서는 주역에 담긴 의의를 설명하시기 전에 유학이 담고 있는 문제의식을 설명해 주셨다. 선생님은 지식과 실천의 분리를 오늘날 사유를 지배하고 있는 서양철학의 문제로 진단하고, 지식과 실천의 결합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을 담고 있는 유학 경전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음을 말씀하셨다. 이를 위해서 수업 중간에 원문을 해석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각각의 괘를 직접 그리시면서 각 괘의 모양과 형상들의 의미를 세심하게 설명하셨다.


  이 점은 한문 강독 수업이 가진 문제를 해결하는 하나의 방법이라 본다. 한문강독 수업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 중의 하나는 한문 자체에 습득에 치우쳐서 교재로 사용하고 있는 텍스트에 대한 이해 내지는 그러한 텍스트가 가지는 의의에 대해 제대로 밝히지 못하여, 한문은 한문대로, 텍스트는 텍스트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막상 개인의 내밀한 성찰을 위해 고전을 읽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만족을 주지 못하고, 전문 연구자들의 눈높이도 달성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이 점에 비추어 볼 때에 선생님의 강의는 단순한 한문 강독을 넘어서 유학의 철학에 대한 심도 있는 이해를 이끌어낼 수 있는 장이 되었다. 실제 수강생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선생님의 강의가 개인에 대한 성찰 및 유학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데 크게 도움이 되었다고 하였다.


  또한 한문 강독에 있어서도 학생들의 실력을 증진할 수 있도록 선생님만 경전을 읽고 끝내는 것이 아닌, 같이 읽는 방식을 취하셨다. 일차적으로 같이 읽는 방식은 각 개의 한자어를 정확히 습득하는 방법으로 오랫동안 활용된 한문 교육 방법이기도 하였다. 더욱이 이와 같은 방식은 한자의 구조를 눈 만이 아닌 몸으로 체득할 수 있는 중요한 방법이다. 한문은 전근대의 문어로 오늘날과 같은 띄어쓰기가 정립되어 있지 않다. 띄어쓰기가 정립되기 이전의 언어에서는 언어에 대한 이해를 위해서 묵독보다는 낭독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초심자가 한문을 습득하는 중요한 방법은 소리내어 읽으면서 주어, 서술어, 목적어를 분류해내고, 그를 바탕으로 전체 구문을 이해하면서 각 개의 구절들을 연결하는 것이다. 이 점은 최근의 한문 강독 내지는 한문 습득에서 간과하고 있는 지점인데, 선생님께서는 같이 읽기를 유도하여 문장을 독해하는 능력을 증진하도록 하셨다. 그 과정에서 각개의 한자어가 문장에서 활용되는 기능을 자연스레 체득할 수 있었고, 그를 바탕으로 선생님의 해석을 쉽게 따라갈 수 있었다 그렇기에 강독 수업이 자칫하면 빠질 수 있는 문제인 일방적인 전달에서 탈피할 수 있었다.


  종합적으로 이번 무악서당 주역강의는 한문 실력 증진을 도모할 뿐만 아니라, 유학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수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