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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2-05-18 15:04
제목 우리는 ‘어떤’ 대학을 다니고 있을까 (증보판+후기)
 
그림 : 이한솔 , 스크립트 정리 : 김한솔, 이한솔, 장형순 (학부생 통신원)
 
참여 패널들(몇몇 학생들은 가명으로 처리함을 밝힙니다.)
최대정(대기과학과 2학년), 이진안(사학과 4학년), 이혜원(문화인류학과 2학년),
장시원(사회복지과 4학년), 김한기(경제학과 4학년), 오진석(생화학과 2학년)
    
 
1. 학교엔 왜 왔고, 무엇을 배우는가?
    
최대정(대기과학과 2학년): 대기과학과 같은 경우는, 얼마 전까지 학부제에서 학과제로 나눠진 상태여서 1,2학년 때는 이수할 전공과목이 적고, 3,4학년 때는 다 전공인 시스템. 지금 3학년 수업 듣는데 막상 배워보니까 어렵기만 한 것 같다. 기후변화나 이런 거에 대해서 잘 배워보고 싶었고 인류에게 큰 위협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서 대기과학과 진학했는데. 근데 자연과학이나 공과대 같은 경우는 전공에 진입 장벽이 굉장히 높아, 학문적인 베이스가 없는 상태에서는, 이해도 안 가는 것 같다.
장시원(사회복지과 4학년): 3학년 2학기까지 마쳤고. 지금은 휴학상태. 몇 개 빼고는 전공 들어야 될 걸 들었다. 느끼는 건, 전공 고를 때(수시로 와서 고3때 골랐는데), 그땐 되게 절망적인 것들이 많았다. 봉사활동을 하고 여러 가지 경험을 하다 보니까 사회가 되게 안 행복하구나.. 사람들 되게 힘든 사람이 많구나. 나도 힘들고라는 생각이 들어서 .. 어떻게 해야되나? 뭐라고 해야될까 라는 생각이 들어 사회복지학과를 왔다. 와서, 강조하는 게 인간에 대해서 희망을 가지라는 걸 강조를 한다.(과에서) 내 앞에 있는 사람이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 있어도, 그 사람이 스스로 위기를 벗어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져야 되는데..믿어야 된다. 모순이 되는 것 같다. 그런 믿음이 있어야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를 하고 사회전체를 봤을 때도 그거를 실천하면서 바꿔야 된다고 학문이 말을 하기 때문에.. 희망이라는 걸 나에게 체화할 수 있었다. 그러고 나니까, 내가 뭘 하든 간 에 자신감, 사명감 가지고 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구체적으로 많은 활동들을 했었는데, 지금은 주거문제에 관심이 많아져서 내가 졸업하고 도시설계를 공부해서 서울에 있는 주거 문제를 위주로 활동을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까지 이르렀다. 절망적인 상태로 사복을 와서 희망을 얻고 나니까, ‘뭘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진안(사학과 4학년): 말하자면, 망해간다고 하는 문사철 3대과 중에 하나입니다. 연세대같은 경우는 좀 덜하지만, 전국적으로 봤을 때는 실업자 양성소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대학원에 갈 것입니다. 그런 의지는 충분히 있습니다. 하지만, 과 자체에 대한 고민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게 저는 전공이 벌이이자 전공이자 하는데, 그게 벌이의 일부가 아니라 일반적으로 봤을 때 삶의 기술이라는 면에서 어떤 기술적인 뒷받침이 될 수 있는지가 의문이다. 과 홈페이지에는 과에 대한 소개가 잘 나와 있지만, 지적인 즐거움도 있고 삶을 풍성하게 하는 것, 지식인으로서의 자기성찰 뭐 가능하지만 그래서 인문학과 삶이 어떻게 기술적으로 연결되어 있는지가 항상 불확실하다. 그만큼, 인문학도에 대한 자부심=사회적으로 거부당하기 때문에 반동적인 흐름 아닐까? 교양으로써는 필요한데, 내가 전공으로 인문학을 하는 것이 꼭 필요한지? 남이 다 하는데?
최대정(대기과학과 2학년): 인문학과 자연과학과 상당히 많은 연관관계가 있는 것 같다. 상경이나 경영같은 라인은 저들은 속세에 찌들었다. 우리는 우리만의 my way. 상경대를 이중전공으로 생각하고 싶고 하지만, 자연과학을 하다보니까 확실히 어렵고. 일단 (학문에 대한)수요가 적다보니까 결국 이쪽 학문을 벌이할 수 있는 이들은 소수고, 나머지 사람들은 이쪽 공부를 하다보니 자부심에 의해서만 하는 것 같다. 그러니 공대나 상대에 대해서 부러워하는 마음도 있는 듯.
    
2. 문이과의 간격
    
이진안(사학과 4학년): (이과대 생의 입장에서) ‘일주일 공부해서 공대 문제 한 문제 풀 수 있어?’ 묻는다면 답할 수 없죠. 서로 전문성에 있어서 차이가 있는 것 같다. 그러나 공대에서는 문대생들을 펜돌이라고 부르고, 문대에서는 공돌이들이라 부르고.
이혜원(문화인류학과 2학년): 이번에 생물학 수업을 듣는데, 그 수업에서 받은 느낌은, 다루는 학문 자체가 엄청 세세하다는 것?
최대정(대기과학과 2학년): 생물학- 세포 생물학을 중심으로 가르치게 되있으니까
이혜원(문화인류학과 2학년): 인문학에서 공부하는 건 엄청 큰 시스템을 공부하다보니까.. 대충대충 봐도 어느 정도 알 수 있는 그런 것 인데. 이공계는 세밀하게 정확하게 하니까 그런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장시원(사회복지과 4학년): 전문성을 분명히 사회과학도, 인문과학도가 가지고 있는데, 이걸 입증할 방법이 별로 없다는 게 문제인 것 같다. 물질적으로 이론, 사고방식을 구현하기 힘드니까. 사회과학자가 무상급식이라는 걸 봤을 때와 이공계열의 시선은 다르지 않나, 분명 생각하는 데 차이가 있을 텐데, 이쪽이(사회계열) 더 입증하기 어렵다. 사회대생들은 보통, 취직이 안되는 걸 한탄하면서 자기위안을 해보려고 너희가 그렇게 취직하지만 CEO들은 인문/사회대생이다.’ 라고 하지만 이제는 그것도 아닌 것 같고.. 예체능 같은 걸 보면, 평생을 돈/시간을 기울여서 기계처럼 훈련받은 사람들인데 그 사람들에 비하면 내 공부가 그렇게 구체적인가? 라는 회의도 든다. 한편으로는 저렇게 하나를 파다보면 매몰될 위험이 있진 않을까? 란 생각도 들고..’ 제가 가지고 있는 편견은 상경대가 배우는 학문이 본질적으로 좀 기능을 유지하는 쪽에 가깝다면, 사회과학도는 갈등을 연구해야만 벌이가 된다 랄까, 사회문제가 없어도 만들어서 분석하고 대안을 내놔야 벌이가 된다는 점에서 나랑 상경대생은 사고방식이 다르겠지 라는 생각이 많이 드는 것 같다. 아무래도 경제학과라고 하면은, 자유주의 경제학 가르치는데 그게 본질적으로 부딪히는 것 같다. 저는 국가가 개입해야 한다고 당연하게 얘기하는데, 한 발짝만 올라가보면 많이 배제되고 있고...
최대정(대기과학과 2학년): 이학계열도 인문과학도 처럼 자부심을 가지고 있고 연구하는 분들 많으시고. 돈벌이 자체에 연연하시기 보다는, 연구자체에 의미를 두시는 분들이 많다. 정밀성 같은 것, 앎에 가치를 두는 점에선 달라도 유사성은 있다. 또 인문사회가 정책 입안하는 쪽 이라면, 이공계는 정책을 실현하고 .. 그런 느낌인데.. 한편으로는 되게 유치한, 전공들 간에 비웃고 이러는 게 대학이 변해서그러는 것 같다. 대학교라는 집단 자체가 옛날에는 하나의 결과물이었는데, 이게 하나의 과정에 불과하게 변하다보니까 (직업을 위한 계단처럼) 향하는 곳이 다르고 목적지가 다르니까 이 계단을 타는 것보다 저 계단을 타는 게 더 취직에 유리해 보이고, 돈도 많이 벌고 하는 게 체감되니까 더 상대를 비난 하는 것 같다. 각각 전문화되면서, 어떻게 보면 각 전공에 대해서 모름에도 불구하고.
이진안(사학과 4학년): 이 사회를 구성하는 직업은 전공과 무관한 경우가 많은 것 같지만... 사실 대부분의 직업을 상경계에서 지배하는 것 같다. 실용학문 전공자들이 쓸데도 없는 소설, 잘해봤자 돈벌이와 연결할 수 있지만 사실은 쓸데도 없는...’하고 인문사회과학쪽을 보는 것 같고. 사회 전체의 목소리만 들어보면, ‘순수학문 공부는 학점정도 따는 것만 하고, 다른 시간에 취업을 준비하는 게 어때?’ 라는 목소리가 많다. 상경대도 순수학문 많지만, 특별히 헤게모니라고 할까요? 그것의 대변자가 되어 있는 것 같다. 차라리, 듣고 싶은 이야기는 이 사람들이 취업에 임하는 문제에 있어서 순수학문 종자들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여유있는 상대로 보고 있는지, 뒤쳐져 있는 사람들로 보고 있는지..가 궁금하다.
    
3. 순수학문? 취업학문?
    
오진석(생화학과 2학년): , 저희 과 같은 경우는 거의 다 의학전문대학원(이하 의전)을 다 간다. 90%가 간다. 이과대에서는 자기 학교 위의 대학원을 가지만(당연하게 생각되지만), 심할 때 06,07,08 때는 통틀어서 자기 대학원에 2명인가 가고. 한학과 한 학년이 40명인데. 대단한 거죠. 아까 말하신 게 맞는 것 같아요. 어떤 것을 올라가기 위한 계단. 우리들 사회에서도 거기에 올라가면 또 계단인데. 의전-레지던스, 인턴같이 계단의 연속. 근데 어쩔 수가 없는 거죠. 저는 의전,치전(치의학전문대학원)말고 약대간다고 개겼는데.. 그렇게 지금도 열심히 하고 있지는 않아요. 그냥 설렁설렁 다니면서, 순수한 공부좀 하고. 순수하게 살고자 노력을 하고.
이진안(사학과 4학년): 순수해 지고 싶다라는 것과, 순수한 방향으로 가는 건 다르니까요.
최대정(대기과학과 2학년): 첨에 들어올 때만 해도, 여기 오기 위해 멋있게 썼던 자기소개서를 읽어봐요. 그러면, 지구를 연구해서 기후 변화 연구를 위해서 지구를 지키는 용사가 되겠다라고 쓴 걸 보고나서 내가 이걸로 먹고 살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한다. 벌써 취직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이걸 계속 할 것 같진 않다. 뾰족 한 수가 없는 것 같다.
장시원(사회복지과 4학년): 상대나 경영대를 제외한 인문학, 순수 자연과학 정도의 경우에는 그 자체가 목적이 될 수 있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 학문의 특성이. ‘내가 어떤 인간이 되어야 겠다.’로 끝날 수 있다. 하지만, 다른 과들은 거기서 끝을 낼 수 없는 학문인 것 같다. 제 생각에는, 경영학을 배워서 어떤 인간이 되느냐가 아니라, 그런 인간으로써 무슨 일을 할거냐? 로 따지게 되는 것 같다. 그 사람들은 취직과 다음 단계로 나아갈 직업적 연결이 있는데, 그게 안되는 사람들은... 내가 과를 받아 와서 보니 이게 아닌 거 같은데, 달리 갈 곳도 없고. 내가 이 과에 왔는데 이 과의 전형 같은 사람이 되고 싶지 않을 때, 내가 갈 곳이 있는가???라는 생각이 들면서, 혼란함/불안함이 쌓이는 것 같다. 그런 게 불안하게 만드는 것 같다.
이진안(사학과 4학년): 그래도, 딱히 사회가 잘못 돌아가는 게 아니라, 실제로 무슨 일이든 하는 일의 90%는 문서정리아니냐. 결국에는 그런 문제인 건 매한가지이지만, 제가 속해있는 전공에서도 문제가 있는 것 같다. 역사적인 인간을 하면서 까짓거 취업같은 거 하면, 덜 역사적인 인간이 되는 것 같다. 상대생들이 너희는 사회(현실)에 대해 덜 고민한 거 아니냐? 라고 폄훼하는 거 아니냐란 생각이 든다.
김한기(경제학과 4학년): 고민 같은 거 많이 하신다고 했는데, 제가 동의하는 측면은, 상대생들은 번뇌라는 건 별로 없는 것 같다. 자기 성찰 같은거, 어떤 것이 옳은가 이런거에 대한 번뇌는 별로 없는데, 대신 이해를 하려고 노력은 많이 한다. 경제학이 1,2학년때는 이렇게 어려운지 몰랐는데 4학년쯤 되니까 아.... 하고. 그런 측면에서의 이해에 대한 고민은 많이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인간상에 대해서 말씀하셨는데, 경영학과 수업을 들어 봤을 때 경영학은 생각하는 것처럼 인간상을 만드는 것 같진 않다. 경영학과는 기업에 대한 구조, 실제 어떻게 돌아가는가에 대해 알려준다. 정말 기업운영에 대해서 배우는 거다.(수업 이름=부서 이름).
  상대생/비상대생 취업에 있어서 동반자가 아닌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 물론 금융권 기업에 대해서는 어드밴티지가 좀 있다고 생각한다. 거기 써있으니까, 통계/경제/경영 우대라고.. 저희도 사실 파생적인 과목에서는 경영학과랑 비슷한 걸 배우기도 하거든요. 취업이 잘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금융기관을 제외하면 그리 다르지 않다.
    
4. ‘연세대의 배고픈 학문
    
장시원(사회복지과 4학년): 그런데 연세대 안에서 얘기하는 거랑, 밖에서는 다르다고 말하고 싶다. 인문학이라고 한들, 다른 학교에서 생각하는 건 완전히 다를 것 같구요. 우리는, 연세대 안에 갇히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저만해도, 계속 남들이 운동이라고 부르는 걸 하면서 살고싶다. 하지만, 그럴 것에 대한 전제가 그래도 내가 밥을 굶진 않겠지’ ‘여기서 학점이라도 잘 받아보면 굶겠냐.’ 라는 생각 때문. 하지만, 다른 학교 지방대 학생운동이 다 죽었는데, 까닭은 내가 대학교에서 하려고 마음먹는 순간 밥벌이를 포기하고. 포기해야 하니까. 학생회를 계속하려면 군대를 미루고 내 인생을 몰빵해야 하니까...
이진안(사학과 4학년): 사회복지학이 상당히, 굳이 비유적인 표현이라고 하면 연세대에서는 배고픈 학문인데. 그 프레임을 벗어나면 타 대학에서는, 사복은 순수 학문하는 학생들이 복수학문으로 여기는게 성격이 많이 다르다. 인문학 전공하는 친구가 경영, 응용통계, 경제 이중 전공해서 열심히 학점을 따서 나중에는 경영/경영류로 취직하고 싶어하듯이.
최대정(대기과학과 2학년): 상경대가 인기가 너무 좋은 것 같다. 기업 간부급에 올라갈 수 있는 좋은 학과잖아요? 상경계열이? 순수과학 하는 사람들에게는 우리 꿈과 현실이 있는데, 그 교묘한 접점에 서있는 게 상경계열인 것 같다. 대기과학과에서는 환경에 관련된 공부를 하는데, 잘 나가는 직업이 뭐가 있을까 생각을 해보면.. 환경경제/환경경영..이렇게 자꾸만 대학교라는 곳이 기업에만 초점이 맞춰지는 것 같다. 너무나 자연스럽게.
    
5. 대학이 뭘 해야 하나?
    
장시원(사회복지학과 4학년): 교양수업들의 문제, 그리고 중고등학교의 교육의 문제가 많이 연관이 있는 것 같다. 이런 경우도 봤다. 상대생도 사과대를 이중 전공하는 경우도 많다. 자신의 지적 호기심을 가지고 있으니까? 이렇게, ‘교양에 대한 욕구가 많이 있다는 거다. 우리 대학교 교양 교육이 잘 안되어 있다는 것, 과연 교양교육에서 수업의 질과 사람들이 원하는 지식들을 주고 있을까? 두루 공유할 수 있는 게 있을까? 상대생, 공대생이 듣는 과목이 다르고. 결국에는 학점 따기 쉬운 과목을 듣는 경우가 많아지는 것 같다. 그런데, 그 전에 이런 교육이 안 되어 있지 않았나?
이진안(사학과 4학년): 그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자유전공이 있지 않았을까요? 자유전공이 붐이었던 시절이 있었는데(로스쿨의 정치적 문제도 있었지만), 실상 경영대의 넘버 2로 대다수 경영과 행정을 짬뽕, 법학+경영 등으로 한다. 교양을 많이 확충을 하는 문제라기보다,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 것 같다.
최대정(대기과학과 2학년): 대학생이 엄청 힘든 시기라는 거에 공감한다. 다들 한번 씩은 휴학을 한다. 휴학을 한다는 것 자체가, 구조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감히 대학의 미래에 대해서 애기를 해보자면, 그러니까 현대 전공과 교양을 병행하는 대학의 취지 자체가 엇나갔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전공 자체가 상경대로 몰리고 .. 대학교는 좀 더 교양에 치중을 하고, 제대로된 공부는 대학원에서 해야 하지 않을가 생각한다. 대학교는 너무 많은 걸, 대학이 하려고 하는 게 너무 많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