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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2-04-26 02:06
제목 우리는 ‘어떤’ 대학을 다니고 있을까

 
우리는 어떤대학을 다니고 있을까
    
 
  학교를 다니다 보면, 결국 한 번쯤은 내가 왜 이 짓을 하고 있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특히나 요즘처럼 벚꽃이 만개하고 햇살이 화창한 날에 도서관에 틀어박혀 중간고사 공부나 하고 있어야 할 때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우리가 어떤대학을 다니고 있는지 회의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꼭 봄날이 아름다워서 만은 아니다.
    
  우리는 대학을 다닌다. 운이 좋은 누군가는, 그 과정에서 최소한 결과적으로나마 자신이 배우는 학문에 애정을 갖게 되기도 한다. 어떤 사람들은 대학원에 진학해서 그 공부를 자신의 업으로 삼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대신 현실적으로도움이 안 되는 인문학을 떠나 조금이라도 실용적인학문들을 배우기 위해 애쓰기도 하고, 학과 공부 대신 조금의 스펙이라도 더 쌓아나가는 데에 온 힘을 쏟기도 한다. 비록 연세대학교라는 하나의 공간에 소속된 우리들이지만, 오늘날 각자가 다니는 대학의 모습은 결코 같지 않다. 이번 모임은, 바로 연세대학교의 구성원들이 어떤대학을 다니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으로부터 출발했다.
    
  학생들에게 전공과 대학의 관계란 일종의 괴담과도 같다. 경제학과는 취업이 잘 된다더라. 아무래도 이공계는 조금이라도 낫지 않겠냐, 아무리 그래도 사회대가 인문대보다는 낫지. 이 모든 어중간한 통계와 어림짐작의 홍수 속에서 경제학과는 경제학과대로, 이공계는 이공계대로, 전부 스스로가 사실은 그리 유리하지 않은위치에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어했다. 다른 학문보다는 더 순수한 학문을 하고 있다는 인식에서 비롯한 양가감정을 어느 정도씩은 가지고 있었던 셈이다.
    
 
대기과학과 : 상경대가 인기가 너무 좋은 것 같다. 기업 간부급에 올라갈 수 있는 좋은 학과잖아요? 상경계열이? 나는 대기과학과에서 환경에 관련된 공부를 하는데, 취업하기 용이한 직업이 뭘까 생각을 해보면 환경경제/환경경영 이렇게 상경쪽과 결합된다. 자연히 대학교라는 곳이 기업으로 초점이 맞춰지는 것 같다. 취업이나 여러 면에서.
    
경제학과 : 내가 보기엔, (기업에서) 경제학과와 경영학과를 따로 취급을 하고 사실 많은 차이가 있는 것 같다. 나도 경제학과본연의 전공을 살려서 진로를 결정하면, 한국은행에서 국가 경제 연구하거나, 대학원을 가서 박사를 한다든가 밖에 없다. 얼마 전에 기업의 인턴면접을 갔었는데, 대놓고 자기들은 경영학과를 선호한다라고 언급하고서는 재무재표나 이런 것의 종류를 물어보는데 사실 그런건 경제학과랑은 아무 상관 없다.
    
    
  그렇다고 해서, 이런 감정이 단순히 취업 잘되는 학교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사실 이번 대화에서 계속해서 나오는 이야기들은 취업이 아닌 학문을 할 수 있는, 다만 내게 도움이 될 수 있는 학문을 원하는 목소리들이었다.
    
    
대기과학과: 대학생이 엄청 힘든 시기라는 거에 대부분 공감한다. 다들 꼭 휴학을 한다. 휴학을 한다는 것 자체가, 구조 자체에 결함이 있다는 반증 아닌가? 감히 대학의 미래에 대해서 애기를 해보자면, 그러니까 전공과 교양을 병행하는 대학의 취지 자체가 엇나갔다고 생각한다. 전공 공부는 주로 상경대로 몰린다. 학교는 좀 더 교양에 치중을 하고, 제대로된 공부는 대학원에서 하는게 나아보인다. 대학교는 너무 많은 걸 하려고 한다.
    
사회복지학과 : 오히려 기업들이 자기들이 내부 연수로 해야 할 걸, 대학교에 미루고 있는 것 같다. 대학 졸업을 했는데, 뭐도 못하더라! 회계도 못하더라! 이런식으로 기사 나오는 것 보면. 왜 대학교를 나와서 그런 것을 할 줄 알아야 되는지부터 고민을 해야 할 것 같다.
사학과 : 결국에는 그런 문제인 건 매한가지이지만, 제가 속해있는 전공에서도 문제가 있는 것 같다. 역사적인 인간을 하면서 취업같은 거 하면, 덜 역사적인 인간이 되는 것 같다. 상대생들이 너희는 사회(현실)에 대해 덜 고민한 거 아니냐? 라고 폄훼하는 것 역시 좀 아니지 않나라는 생각이 든다.
    
    
  2시간여에 걸친 짧은 대화에서, 사실 삶과 앎에 대한 결론을 끌어내는 일은 역부족이었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히나 대학원을 고민하고 있던 두 학생이 각자 자신의 분야에서 삶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사학과: 인문학에서 뭔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는가? 계몽주의적 시선 말고. 문제제기 말고 실천적인 해결을 하는 거에 대해서 고민하고 또 해야한다. 전공에 있어서도, 전공 자체가 우리 삶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낭만적인 문학적인 의미를 함의하지 말고, 순수학문일수록 더욱더 학문의 실천적인 의미를 말해줬으면 한다. 내가, 역사학을 전공하지 않는다고 해도 (추후에) 기술적인 차원에서 삶에 어떤 보탬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 말을 해줘야 할 것 같다. 돈 없는 인문학이, 고고한 엘리트주의에 빠지지 않고 인문학의 의미를 확산시킬 수 있는 게 있어야 하지 않을까.
    
사회복지학과 : 구조가 문제니까 구조에 떠넘기잔 얘기가 아니라. 그래서 더욱 바꿔야 한다는 의미이다. 개개인이 잘못한 게 아니라는 걸 좀 느끼고, 대학생이 할 수 있는 일을 했으면 좋겠다는 의미이다. 또 교수들이 좀 더, 학문적인 중립성에 대한 집착(?)을 버렸으면 좋겠다. 너무 과학을 해야 한다는 집착 속에서, 사회과학자들도 내가 사회과학이라는 걸 한다면 통계에 기초를 하고 계량적인 학문의 풍조속에서 학생들에게는 이런 이론이 있다라는 것만 말해야한다는 분들이 많이 계시던데(중략) 교수님도 좀더 과감하고, 솔직해질 필요가 있지 않나 싶다. 근거없는 낙관이나 통계뒤에 숨은 논리가 아닌. 진짜 내가 이사람에게 명확하게 이런걸 봐봐! 할 수 있잖아! 라고 제시할 수 있고, 같이 할 수 있게 되는 걸 하고 싶다. 대학교에서 뭘 해라라고 말하는 게 아니라, 내가 뭘 할 수 있는지를 결정할 수 있게 되야 하는 것 아닌가. 내가 스스로 결정.판단.고민할 수 있는 주체가 되도록 대학교육이 이루어져야 할 것 같다.
    
    
  물론 이런 의견들은 사실 많은 사람들이 지적하고 있는 바이고, 어디까지나 원론적인 문제제기 이상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비록 이것이 어디까지나 원론적인 문제제기에 그칠 뿐이라 하더라도, 어쨌거나 이런 고민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학부생의 시각에서 바깥으로 꺼내 놓을 수 있었던 것이 이번 모임이 내놓은 성과라면 성과였던 셈이다. 단순히 취업을 위한 양성소로서의 대학도 거부하고, 학문의 이상이나 객관성이라는 환상 속에서 현실을 외면하는 학문에 대해서도 배격하는 이런 목소리들에 대해, 모쪼록 어떤 대답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하루빨리 찾아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어집니다.)    

비둘기우유 12-04-30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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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실상부 대학 연구소에서 나온 웹진인데도 문장이 매끄럽지 않다는 인상을 받는 건 저뿐인가요...
의미있는 이야기이긴 하나 뻔한 형식의 문제제기와 중언부언하는 느낌의 마무리 역시 아쉽습니다. 앞으로 더 발전하는 웹진 되기를 바라요.
아아 12-05-01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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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생각은 좀 다른데요. 사실 대학생의 이야기를 다룬 다른 책을 볼 때면 느끼는 게 문제제기의 방향이 주로 구조에만 맞춰져있더라구요.. 음 교수님에게 하고싶은 말을 한 학생들도 있고 한점에서, 의의가 있는 것 같아요. 저는 경영대를 다니고 있는 학부생인데, 정말 교수님들의 수업을 들을때면 너무 의견이 없는건 아닌가란 생각이 많이하거든요. 굳이 발언의 자유가 있는 강의실에서까지 중립을 유지할 필요는 없는데 말이죠.